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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서재/재테크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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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을지는 반년 정도 지난 것 같습니다. 기록의 중요성을 알기에 다시 훑어보며 책 리뷰를 하려고 합니다.

 

돈의 역사 책을 보았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에 우리는 과거를 배워 현재에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몇 년 전 코로나라는 거대한 세계적 재앙이 생겼지만 이 와중에 누군가는 큰돈을 벌었고 누군가는 상대적 혹은 절대적으로 가난해졌습니다. 코로나라는 사건은 최초였지만 과거에 이와 유사한 사건이 한 번도 없었을까요?

 

우리가 직면한 문제에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방법 중 하나는 과거를 들여다 보는 것입니다. 아래 글을 읽다 보면 최근에 이슈 된 러-우 전쟁, 유가 급등, 연준의 금리 인상 등 겹쳐 보이는 것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과거를 보며 이러한 사건들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책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1부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저자는 트리팔가르 해전에서 영국이 승리한 이유를 넬슨 제독 (우리나라로 치면 이순신 장군)도 있지만 그전에 영국의 경제력이라고 얘기합니다. 영국이 탄탄한 경제력을 갖추게 된 계기는 명예혁명입니다. 명예혁명 이전에는 영국 왕실의 빈번한 채무불이행 때문에 국채금리가 10%를 넘었습니다. 명예혁명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자본시장'이 형성되자 금융 시장의 발전 및 국채 금리 인하로 경제가 활성화되었습니다.

 

금리가 높은 나라는 투자처로 적합하지 않을 때가 많다.

 

네덜란드와 영국 등 인구도 적은 나라가 패권을 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신뢰'를 얻어 국민들로부터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데에 있습니다. 불황 때마다 가산금리가 급격히 높아지고 신용도가 낮은 채권일수록 금리가 높은 이유는 자신의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공포에 따라 낮은 금리로 만족할 수 없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금리는 곧 리스크의 크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2부 대항해시대로 열린 '글로벌 경제'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직전, 중국의 명나라는 다양한 종류의 주화를 은으로 대체하고 세금을 쌀과 같은 현물에서 모두 은으로 받기 시작했습니다. 귀금속 화폐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급'입니다. 만약 은이 부족해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경기 전체에 급격한 디플레 위험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러나 운명적으로 이 시기에 스페인이 아메리카에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은 광맥을 발견했고, 중국에서 도자기나 비단 구입 대금으로 은화를 지불함으로써 중국에 상당한 양의 은이 유입됩니다. 

 

화폐 공급이 줄 때 경기가 나빠진다.

 

금을 비롯한 귀금속의 유입이 이뤄질 때 경기 전체에 화폐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귀금속은 결국 대부분 은행으로 흡수됩니다. 금 그 자체로는 보관도 쉽지 않고 이자를 생산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은행에 예치된 돈은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주고 이에 따른 이자로 투자를 하고 경제가 성장하고 고용을 늘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은행 예금이 급격히 감소하면 어떻게 될까요? 은행 입장에서는 기업이나 가계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려 할 것이고, 빚을 갚지 못한 기업이나 가계는 줄줄이 파산하게 될 것이며 이는 다시 은행의 대출 회수를 더욱 촉진시킬 것입니다. 결국 경제 불황과 대규모 실업 사태를 유발하게 됩니다.

 

 

3부 맬서스와 이해할 수 없는 신세계

 

16세기까지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1인당 소득과 인구가 반비례하였습니다. 인구가 감소해야만 1인당 소득이 늘어나는 것을 '맬서스 함정' 현상이라고 합니다. 산업혁명이 동양이 아닌 영국에서 먼저 시작된 이유는 맬서스 함정 때문입니다. 당시 영국은 인구가 적어 임금이 비쌌기 때문에 사람의 노동력을 줄이고 기계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산업혁명'을 일으켰고, 동양은 인구의 증가로 값싼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해 경제의 외형을 키우는 '근면혁명'을 이루었습니다. 

 

생산성 증가가 빠른 혁신 국가에 투자하라

 

남북전쟁 이후의 미국과 산업혁명을 주도한 영국의 황금기 이야기를 통한 교훈은 생산성 주도의 경제성장을 이루는 나라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수의 혁신 국가를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이웃을 잘 둔 덕에 부유해졌습니다. 부유한 이웃들이 여행을 오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를 제공하여 부유한 이웃에서 경쟁력을 잃어버린 산업을 유치한 덕분입니다. 이런 나라들은 생산성 향상에 의지한 성장이 아니기에 시대가 변함에 따라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따라서 어떤 나라가 호황을 이뤄 투자를 하고 싶다면 그것이 생산성 향상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부 대공황, 아 대공황!

 

1929년 세계 대공황은 그해 발생한 주가 폭락 사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미국 증시가 무너진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그동안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른 데에 있습니다. 당시 S&P500 지수는 6.8 포인트에 불과했으며 배당수익률은 무려 7.3%에 이르렀고 PER은 기존 평균 14.9배에서 16.3배까지 상승했습니다. 또 다른 위험 징후는 주식에 투자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레버리지 투자(빚을 내 투자자금 규모를 불려 나가는 일)가 빈번했다는 점입니다. 초보 투자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시장금리가 상승하자 주식시장은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대출 이자율의 상승은 곧 투자 수익의 악화로 연결되고, 일부 투자자들은 대출 금리 상승을 계기로 주식보다 채권에 투자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매각하기 때문입니다.

 

대공황 당시 뉴욕 연방은행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은 주식시장의 붕괴를 유발했습니다. 그렇다면 연방은행은 왜 금리를 인상했을까요? 첫 번째는 '금본위제' 때문입니다. 금본위제의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소비 증가 → 수입 증가 → 무역수지 악화 → 금의 유출 (통화 공급 감소) → 금리 상승 → 소비 위축
소비 위축 
→ 수입 감소 → 무역수지 개선 → 금의 유입 (통화 공급 증가) → 금리 인하 → 소비 증가

 

금리인하와 통화 공급 확대로 미국 증시에 거품이 형성되자 연준은 청산주의(경제 내 여러 곳의 버블을 청산하고 디플레의 시기가 필요하다고 주장)에 경도되어 상업은행에 자금 공급을 중단하고 이자율을 인상하였습니다. 이때 간과한 것이 '금본위제'입니다. 금본위제 때문에 국가 간 환율이 고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한 나라가 금리를 인상하면 자금 유입이 발생합니다. 즉, 금리를 인상하면 해외에서 자금이 유입되기에 긴축 효과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오히려 주식시장에 추가적인 유동성을 공급하게 됩니다.

 

금본위제와 청산 주의뿐만 아니라 은행의 위기에 대한 잘못된 대응 또한 대공황의 원인입니다. 대공황을 전후로 은행은 파산의 위기에 쳐했습니다. 유일한 해법은 중앙은행이 개입하여 최종 대부자로서의 역할을 맡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미 연준은 은행의 파산을 방치했습니다. 이때도 명분은 금본위제였습니다. 연준이 은행들을 돕기 위해 긴급 대출을 해주어 금리가 떨어지면, 외국인이 금을 인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었던 것입니다. 해외로 금이 유출되는 것만 신경 쓴 나머지, 은행이 파산하면서 발생하는 대대적인 대출 감소를 무시하자 통화공급이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이는 디플레이션의 출현을 일으켰고 농가와 기업이 파산하게 만들었습니다.

 

불황이 시작될 때에는 단호하게 행동하라

 

불황이 닥쳤을 때에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내리고, 시장에서 채권을 직접 매입하여 금리를 낮추고 통화를 공급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80년 만의 뱅크런이 발생하자 미 연준은 즉각적으로 위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후 미국 연준의 자산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더라도 보유자산의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 2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