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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서재/심리학, 뇌과학

클루지 (Kluge) 요약/리뷰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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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을 펼치기 전에 이 책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있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추천을 받으면서 클루지란 개념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기 떄문에, 이것을 좀 더 명확히 하고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있을 수많은 의사결정의 순간들에 좀 더 진화적 관성에서 벗어난 객관적 판단을 내리고 싶었습니다.

 

이 책 요약은 제가 얻고자 했던 부분을 풀어내는 데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들은 책을 직접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클루지(Kluge)란 무엇인가

 

제가 어렴풋이 알았던 개념부터 명확히 해봅시다. 클루지는 진화 과정 속에 자연 선택의 영향이 작용하면서 당시에 생존하는 데에는 유리했었지만, 현대 사회에 있어서는 그다지 쓸모 없는 것들을 총칭합니다.

 

예를 들어, 인간은 안락함을 벗어나 새롭게 도전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선사 시대 때에는 총과 같은 무기가 없었기 때문에 호랑이에게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은 거의 죽음을 의미했고, 두려움을 느끼는 기제가 있던 선조들이 많이 생존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손이 우리가 된 것이죠. 그러나 생존율이 매우 높아진 현대 사회에서 이 기제는 매우 쓸모 없는 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 윤택한 생활을 누리는 데에 더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이렇듯 클루지는 우리가 진화해온 역사에 대해 통찰을 제공하는 한 편, 더 나아가 우리 자신을 어떻게 개선시킬 것인가에 대한 단서를 줍니다.

 

맥락과 기억

 

인간의 형편없는 기억력도 클루지에 속합니다. 인간은 컴퓨터와 다르게, 맥락 기억(Contextual Memory)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억력이 맥락에 의존한다는 뜻입니다. 맥락에 의존하는 기억은 기억들에 의존성을 매겨 가장 유용할 가능성이 큰 정보를 빠르게 탐색할 수 있고 심지어 병렬로 탐색할 수도 있지만, 왜곡과 간섭이 일어나 신뢰성이 떨어집니다.

 

인상깊었던 한 예로, 다음 단어들을 나열해주고 외우도록 한 다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고 해봅시다.

 

침대, 휴식, 깨우다, 피곤한, 꿈, 깨다, 졸음, 담요, 졸다, 선잠, 코를 골다, 낮잠, 평화, 하품, 졸린, 간호사, 아픈, 법률가, 약, 건강, 종합 병원, 치과의사, 내과의사, 나쁜, 환자, 사무실, 청진기, 외과의사, 개인 병원, 치료

 

'꿈'과 '잠' 중에 어느 단어가 포함되어 있었을까? '치과의사'와 '의사' 중에 어떤 단어가 있었을까? 와 같은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옳은 답을 이야기 하지 못합니다.

 

인류가 맥락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그게 생존에 더 유리했던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즉, 추론에 적합한 기억체계를 가지려면 진화의 과정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여러 편법(반복, 연상 기억법과 같은)들을 책에서는 제시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억의 궁전이라고도 불리는 장소법을 추천합니다.

 

오염된 신념

 

인간은 어떤 사람을 특정 지을 때 자기 머릿속에 있던 것과 관련지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Focusing Illusion 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쉽게 조작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지난달에 데이트를 몇 번 했습니까?"와, "당신은 행복합니까?"라는 질문을 A 집단에게 질문하고, B 집단은 순서를 바꿔서 질문했더니 A 집단이 훨씬 행복하다고 대답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즉, 초점을 낭만에 맞춤으로써 주관적인 생각을 조작한 것입니다.

 

우리가 객관적으로 사고하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인간의 신념은 기억에 의해 매개되기 때문에 어렴풋이 의식하는 사소한 기억의 영향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 강력한 효과를 책에서는 정신적 오염이라고 부릅니다.

 

정신적 오염은 많은 위에서 말한 Focusing Illusion 외에도, 친숙 효과앵커링 효과확증 편향후광 효과동기에 의한 추론 등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오염은 일상생활에서 정말 많이 발생하고, 사실 인간의 크고 작은 대부분의 신념은 오염되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선택과 결정

 

인간의 뇌는 예상 효용에 대해 둔감하고 돈을 상대적으로 계산하며, 돈보다 먹는 것을 탐닉하고, 미래지향적이지도 않으면서, 날아간 비용에 집착하고, 가격과 가치를 혼동하고, 틀을 짜기(framing)에 취약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선택과 결정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것은 진화로부터 얻어진 틀에 박힌 일을 처리할 때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반사 체계와 틀을 벗어나 생각할 때 유익한 숙고 체계가 뇌속에서 어중간하게 상호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두 체계의 장단점을 인식하고 조화를 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결정이 편향되기 쉬운 상황들을 밝혀낼 뿐 아니라 이런 편향을 극복할 전략을 마련할 수 있게 되고, 나아가 궁극적으로 지혜로워 질 수 있을 것입니다.

 

언어의 비밀

 

언어는 그 자체로 아주 총체적인 클루지입니다. 책에서 수많은 근거들을 제시하지만, 여기선 생략합니다.


클루지 (Kluge) - 2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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